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오늘 회의에서 한 발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 때가 있습니다. '저 사람이 내 말을 이상하게 들은 건 아닐까.' 저도 한동안 그 생각을 끊지 못했습니다. 좋은 반응을 얻으면 하루가 가볍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하루 전체가 무거워지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그게 단순한 예민함이 아니라 인정 중독(approval addiction)의 신호일 수 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인정욕구가 중독으로 바뀌는 순간"인정받고 싶어하는 게 나쁜 건가요?"라고 묻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게 그냥 욕심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인정 욕구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어떤 일을 잘했을 때 주변이 알아봐 줬으면 하는 마음,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문제는 그 욕구가 인정 ..
인간관계를 잘 못해서 혼자가 됐다고요? 직접 겪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오히려 관계를 너무 잘하려다보니 상처받고 지쳐서 아예 포기해버린 게 저였습니다. HSP(고감도 민감인, Highly Sensitive Person) 성향에 완벽주의까지 섞인 저로서는, 모든 관계에서 잘하고 싶다는 욕구가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감정소비가 많은 건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주변 사람이 다 떠났다고 하면, 보통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이 있죠. "저 사람, 성격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스스로를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여러 번 거치면서 전혀 다른 원인을 발견했습니다.HSP란 주변의 감정, 시선, 분위기를 비HSP에 비해 훨씬 강렬하게 처리하는 신경계 특성을 가진 사람을 뜻합니..
예전에 친구가 건네준 HSP 간이 검사 링크를 별 생각 없이 눌렀다가, 결과를 보고 멈칫했습니다. HSP 성향이 100%라고 떠 있더군요. 전체 인구의 15~20%에 해당하는 초민감자, 그것도 상위 1%에 속하는 게 바로 저였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신경계 자체가 다르게 설계된 사람들. 이 글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예민함을 다루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HSP 초민감자: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어렸을 때 저는 유독 상처를 잘 받는 아이였습니다. 친구의 사소한 한마디가 밤새 머릿속을 맴돌고, 누군가의 표정이 굳는 것만 봐도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게 단순히 성격이 여린 탓인 줄만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HSP(Highly Sensitive Person)였던..
HSP와 ADHD는 둘 다 감각 자극에 예민하고, 대인 관계에서 쉽게 상처를 받습니다. 이 두 가지가 겉으로 워낙 비슷해 보이다 보니, 저도 한동안 제가 ADHD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둘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나서야 비로소 제 기질이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정리가 됐습니다. ADHD와 HSP, 무엇이 다를까지나가듯 한 누군가의 말 한 마디를 하루 종일 곱씹은 적 있으신가요? 저는 꽤 오랫동안 이 현상을 ADHD 특유의 주의 산만 탓으로 돌렸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 원인이 전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ADHD의 감각 과민은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기능 저하와 연결됩니다. 여기서 전전두엽이란 충동 억제, 주의 집중,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앞쪽 영역을 말합니다. 이 부위의 ..
저도 처음엔 그냥 성격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뒤숭숭하고, 모임이 끝나면 아무것도 안 했는데 탈탈 털린 것처럼 피곤한 날들이 반복됐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건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편도체(amygdala)의 활성화 역치, 즉 얼마나 작은 자극에도 뇌의 경보 시스템이 켜지느냐의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마음가짐이 아니라 몸에 있었습니다.편도체 활성화, 예민함의 진짜 원인일반적으로 예민한 사람은 감각 자체가 남들보다 더 예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는 얘기입니다. 물론 소리나 촉감이 뇌에서 증폭되어 올라오는 경우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런데 일상에서 "쟤는 왜 저렇게 예민하게 굴어?"라는 말을 듣는 경우의 대부분은, 감각 신..
명상을 하면 잡생각이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믿음 때문에 명상을 시작하자마자 실패했다고 느끼는 분들이 정말 많더군요. 저는 HSP(Highly Sensitive Person), 즉 고감각 처리 민감성을 가진 성향으로 편도체가 쉽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그런 제가 알아차림이라는 개념을 실제로 일상에 적용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명상이 뭔지 감이 왔습니다. 생각을 없애는 게 아니라,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 알아차림이 바로 명상이었습니다. 명상, 혹시 '버티는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계신 건 아닌가요?처음 명상을 시도했을 때 솔직히 꽤 힘들었습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으면 다리가 저리고, 어딘가 간지럽고, 온몸이 불편했습니다. 그 불편함을 참는 게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