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양은 개인주의, 동양은 집단주의라는 이분법에 익숙합니다. 그런데 막상 주변을 보면 자기 고집이나 주관 없는 사람이 거의 없지 않나요? 저도 한동안 이 두 가지가 모순처럼 느껴졌습니다. 사회심리학자 허태균 교수의 연구를 접하고 나서야 그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은 집단주의자가 아니라, '관계주의자'라는 것입니다.한국인의 심리적 뿌리: 관계주의한국인의 심리를 집단주의(collectivism)로 설명하는 시각이 오랫동안 학계의 주류였습니다. 여기서 집단주의란 개인보다 집단의 이익과 조화를 우선시하는 성향으로, 흔히 동아시아 전반을 묶어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제가 일본인 지인들과 교류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과 일본이 생각보다 전혀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같은 동아시아 문..
우울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나가서 뛰어봐"라고 했던 말이 얼마나 공허하게 들렸는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운동이 우울감을 줄여준다는 걸 누가 모르겠습니까. 정작 시작이 안 되는 게 문제인 것을요. 오늘은 우울할 때 운동이 어려워지는 이유와 현실적인 해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우울할 때 운동이 왜 그렇게 어려운가우울해서 누워 있는 건지, 누워 있어서 우울한 건지. 이 질문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들리는 게 맞습니다. 실제로 두 방향 모두 성립합니다.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는 이를 신체-정신 상호작용(mind-body interaction)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신체-정신 상호작용이란, 몸의 상태가 감정과 사고에 영향을 주고, 반대로 감정 상태가 신체 반응을 ..
좋은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나쁜 사람을 잘 피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직장 생활을 몇 년 하고 나니 이게 진심으로 공감되는 말이더군요. 특히 가십이 유달리 많은 조직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빅마우스가 조직 안에서 살아남는 방식직장에서 "저 사람은 좀 이상하지 않아?"라는 말을 꺼내는 사람을 한 번쯤 만나본 적 있으실 겁니다. 처음엔 그냥 수다스러운 사람이려니 싶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상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사람이 지나간 자리엔 꼭 갈등이 남는다는 것입니다.심리학에서는 이런 유형을 관계 분열 행동(Relational Aggress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관계 분열 행동이란, 직접적인 물리적 공격 대신 소문이나 험담, 배제 등을 통해 타인의 사회적 관계..
사람 잘못 만나 고생하는 사람들 꽤 보셨을 겁니다. 저도 회사에서 이상한 상사를 만나서 무리한 부탁에도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로 해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보통 저는 이상한 사람은 잘 파악하고 피하는 편이지만, 가끔은 명확하게 티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분별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오늘은 피해야 할 사람 유형인 다크 트라이어드(Dark Triad), 즉 나르시시즘·마키아벨리즘·사이코패스 세 유형의 사람들을 어떻게 구별하고 거리를 둬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피해야 할 사람 유형 세 가지저는 촉이 꽤 발달한 편입니다. 직접 겪어보니, 쎄한 느낌이 오는 사람이 있으면 말 한마디 나누기 전에 이미 거리를 두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심각한 인간관계 피해를 입은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이미 한 번 걸러진 상태에서 ..
친한 사람들과의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괜히 허무한 기분이 드신 적 있나요? 사실 그건 뇌가 보낸 신호입니다. "이건 시간 낭비였다"는 피드백이요. 진화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고가 확장된 사람일수록 집단 속 즉각적인 만족보다 개인의 장기적 목표와 방향성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사회적 퇴보가 아니라 인지적 성숙의 결과입니다.사회적 지능이 높으면 친구가 많다는 오해친구가 많은 사람이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여기서 사회적 지능이란 관계의 양이 아니라, 관계의 밀도를 선별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누구와 어울리든 금방 친해지는 친화력과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영국 인류학자 로빈 덤바(Robin Dunbar)..
사람과 강아지가 같이 자면 안 된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임시보호 중인 강아지가 침대에 올라오려 할 때 그 말이 떠올라 잠깐 막아봤습니다. 그런데 결국 같이 잤고, 오히려 더 편하게 잤습니다. 알고 보니 이 느낌이 단순한 기분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현상이었습니다.강아지가 침대를 고르는 이유제가 임시보호하던 강아지는 복층 집의 1층 거실에서 처음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밤만 되면 계단 앞에서 짖기 시작했습니다. 2층 침대로 올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엔 그냥 버릇이 생긴 줄만 알았는데, 사실 이 행동에는 훨씬 오래된 이유가 있었습니다.반려견이 침대를 선택하는 행동에는 다음과 같은 층위가 겹쳐 있습니다.수천 년 전 늑대로부터 이어진 군집 수면 본능보호자를 무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