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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적인 사람 대하는 법 (빅마우스, 가식, 거리두기)

by vvdgray 2026. 4. 22.

사람을 잘 사귀는 것보다 나쁜 사람을 잘 피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몇 년 하고 나니 이게 진심으로 공감되는 말이더군요. 특히 가십이 유달리 많은 조직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빅마우스가 조직 안에서 살아남는 방식

직장에서 "저 사람은 좀 이상하지 않아?"라는 말을 꺼내는 사람을 한 번쯤 만나본 적 있으실 겁니다. 처음엔 그냥 수다스러운 사람이려니 싶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상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사람이 지나간 자리엔 꼭 갈등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유형을 관계 분열 행동(Relational Aggress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관계 분열 행동이란, 직접적인 물리적 공격 대신 소문이나 험담, 배제 등을 통해 타인의 사회적 관계를 무너뜨리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주먹 대신 말로 타인을 고립시키는 겁니다. 미국심리학회(APA)에 따르면 이 행동 양식은 성인 집단 내에서도 광범위하게 관찰되며, 특히 경쟁적인 조직 환경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출처: 미국심리학회).

제가 직장에서 이런 유형의 동료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는 그냥 말이 많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가 했던 말이 완전히 다른 맥락으로 누군가에게 전해졌다는 걸 알았을 때, 등이 싸늘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이 유형을 훨씬 진지하게 보게 됐습니다.

빅마우스들이 말을 옮기는 데는 패턴이 있습니다. 핵심은 마중물, 즉 프라이밍(Priming) 전략입니다. 여기서 프라이밍이란, 상대방이 특정 방향으로 반응하도록 미리 자극을 주는 심리적 기법을 말합니다. "걔 좀 문제 있지 않아?"라고 먼저 던져놓고, 제가 동조하는 순간 그 말을 붙여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이걸 깨닫고 나서부터는 그런 말에는 "글쎄요, 저는 접점이 많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라는 식으로만 대응하고 있습니다. 단호하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제 경험상 그 방식은 자칫 역풍을 맞기 쉽습니다. 마음이 여리고 평가에 민감한 사람일수록 단호한 거절에 앙심을 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빅마우스를 대할 때 기억해야 할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그들이 먼저 꺼내는 험담에 절대 동조하지 않는다
  • 내 의견은 모호하게가 아니라, 짧고 명확하게만 전달한다
  • 친밀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말이 옮겨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
  • 그들이 편집하기 어려운 간결한 언어를 사용한다

가식적인 사람이 우리를 지치게 만드는 이유

가식(假飾)이라는 단어 자체가 의미하듯, 속마음을 포장해서 숨기는 행동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저는 가식적인 사람을 딱 두 종류로 나눠 본 적이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남을 기만하는 사람과, 그냥 거절을 못 해서 속마음을 감추는 사람입니다. 후자가 사실 더 많습니다.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함께 무언가를 결정할 일이 생기면 늘 "아, 다 좋아요"라고 말합니다. 식사 메뉴부터 회의 일정까지. 그런데 끝나고 나면 표정이 썩 밝지 않습니다.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어딘가 어색한 분위기가 남는 거죠. 저는 그게 굉장히 소진적이었습니다. 상대가 원하는 걸 알 수가 없으니, 모든 선택의 책임이 저한테만 쌓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이런 행동 패턴을 수동 공격성(Passive Aggression)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수동 공격성이란, 직접적인 갈등은 피하면서 간접적인 방식으로 불만을 표현하거나 상대방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심리적 기제를 뜻합니다.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주변 사람을 피로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한국심리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관계 내에서의 의사 표현 회피는 장기적으로 관계 만족도를 낮추고 감정 소진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출처: 한국심리학회).

솔직히 돌이켜보면 저도 살짝 속마음을 감추고 떠보듯이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반응을 먼저 확인하고 싶었던 건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상대방을 피곤하게 만드는 행동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사람을 마냥 나쁘게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그 패턴이 너무 심하면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지치는 일이 됩니다. 저는 이런 사람과는 자주 만나지 않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거리두기를 실전에서 작동시키는 방법

거리두기(Distancing)란 단순히 연락을 끊거나 차갑게 대하는 게 아닙니다. 여기서 거리두기란, 상대가 나에게 주는 에너지 수준에 맞춰 내가 돌려주는 에너지의 양을 조정하는 심리적 자기 보호 전략을 의미합니다. 이걸 제대로 이해하고 나서야 저는 사람 관계에서 훨씬 덜 소진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안 맞는 동료에게 계속 먼저 인사하고, 말 걸고, 호의를 베풀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고개만 끄덕이거나 사무적인 한 마디만 돌려줬고, 저는 그게 모멸감으로 쌓였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모멸감은 제가 일방적으로 퍼준 에너지에서 비롯된 거였습니다. 상대가 고개만 끄덕이면, 저도 고개만 끄덕이면 됩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그 사람이 덜 미워지더군요. 제가 준 게 없으니 실망할 것도 없는 겁니다.

처음엔 좋아 보였다가 나중에 별로인 사람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초기에 과도한 친밀 신호(Rapport Building)를 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과도한 친밀 신호란, 관계 초기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공유하거나 감정적 지지를 제공하면서 빠르게 신뢰를 형성하려는 행동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과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재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리두기를 실전에 적용할 때 저는 아래 기준을 씁니다.

  • 상대가 나에게 주는 에너지 수준을 먼저 파악한다
  • 내가 먼저 더 주지 않는다. 상대와 비슷한 수준으로만 응한다
  • 빅마우스 앞에서는 짧고 명확한 문장만 사용한다
  • 가식적인 사람과는 만남의 빈도 자체를 줄인다

이 방식이 냉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게 오히려 관계를 더 오래 지속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쳐서 관계를 끊는 것보다, 처음부터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는 게 훨씬 낫기 때문입니다.

결국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만큼이나, 나를 소진시키는 사람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사회생활의 기술입니다. 완전히 담을 쌓는 게 아니라, 상대가 주는 만큼만 돌려주는 균형 감각이 핵심입니다. 저는 그 감각을 익히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그게 제 사회생활에서 가장 유용한 도구 중 하나가 됐습니다. 주변을 한 번 돌아보십시오. 혹시 지금 너무 많이 퍼주고 있는 관계는 없으신지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lnurfjq8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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