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오늘 회의에서 한 발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 때가 있습니다. '저 사람이 내 말을 이상하게 들은 건 아닐까.' 저도 한동안 그 생각을 끊지 못했습니다. 좋은 반응을 얻으면 하루가 가볍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하루 전체가 무거워지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그게 단순한 예민함이 아니라 인정 중독(approval addiction)의 신호일 수 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인정욕구가 중독으로 바뀌는 순간"인정받고 싶어하는 게 나쁜 건가요?"라고 묻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게 그냥 욕심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인정 욕구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어떤 일을 잘했을 때 주변이 알아봐 줬으면 하는 마음,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문제는 그 욕구가 인정 ..
인간관계를 잘 못해서 혼자가 됐다고요? 직접 겪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오히려 관계를 너무 잘하려다보니 상처받고 지쳐서 아예 포기해버린 게 저였습니다. HSP(고감도 민감인, Highly Sensitive Person) 성향에 완벽주의까지 섞인 저로서는, 모든 관계에서 잘하고 싶다는 욕구가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감정소비가 많은 건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주변 사람이 다 떠났다고 하면, 보통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이 있죠. "저 사람, 성격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스스로를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여러 번 거치면서 전혀 다른 원인을 발견했습니다.HSP란 주변의 감정, 시선, 분위기를 비HSP에 비해 훨씬 강렬하게 처리하는 신경계 특성을 가진 사람을 뜻합니..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성과가 흔들리니 저 자신이 통째로 흔들렸습니다. 자존감과 자신감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그 차이를 몰랐던 탓에 저는 꽤 오랫동안 껍데기만 단단한 사람으로 살아왔습니다.자존감과 자신감, 개념 차이부터 짚어야 하는 이유심리학자 이안 로버트슨은 자존감을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자신감을 "나를 미래로 쏘아 올리는 에너지"로 구분했습니다. 처음 이 말을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줄곧 저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믿어왔거든요.자존감(self-esteem)이란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는 내면의 믿음입니다. 반면 자신감(self-confidence)은 "나는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능력에 대한 믿음에 가깝습니다..
영국 성인의 46%가 "내 자존감이 낮다"고 답했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영국도 우리랑 다를 게 없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소통을 위한 도구는 역사상 가장 많아졌는데, 정작 마음을 꺼내놓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소통이 어려운 건 성격 탓이 아닙니다영국에는 IAPT(Improving Access to Psychological Therapies)라는 공공 심리 치료 서비스가 있습니다. IAPT란 우울증, 공황 장애, PTSD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국민 심리 치료 시스템으로, 한국으로 치면 전국 구마다 심리 치료 센터가 있는 셈입니다. 여기서 15년간 일한 치료사가 꼽는 환자들의 가장 큰 공통 고민은 결국 하나였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자존감 높은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목표를 세우면 반드시 이뤄내고, 원하는 걸 못 가진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친구들 앞에서도 나는 자존감은 높은 것 같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회사에서도 늘 열심히 일하던 저에게 어느 순간 번아웃이 찾아왔습니다. 그제야 제가 자존감의 한 측면만 채워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자존감은 생각보다 훨씬 입체적인 개념이었습니다.자존감은 감정이 아니라 '생각'입니다자존감(self-esteem)이란 단어를 들으면 많은 분들이 감정의 영역이라고 떠올립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다릅니다. 자존감은 내가 나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사고 방식입니다. 감정이 아니라 인지(cognition), 즉 생각의 영역입니다. 여기서 인지란 정보를 해석하고 판..
밖에서는 남들에게 너무 잘 하는데, 정작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에게 함부로 대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있는 건 물론이고 많은데요. 회사에서는 배려심 깊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데 집에만 오면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 걸까요.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저의 레이더가 온종일 바깥을 향하고 있었다는 걸. 눈치를 보는 게 미덕이 되어버린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어떤 값을 치르게 되는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눈치 보는 사람들의 특징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심리학 용어로 마인드리딩(mind-reading) 능력이 발달해 있다고 합니다. 마인드리딩이란 상대방의 감정 상태나 의도를 언어 없이 파악하는 인지 능력을 말합니다. 비언어적 신호, 표정, 말투의 온도 같은 것들을 무의식중에 읽어내는 것이죠.제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