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오늘 회의에서 한 발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 때가 있습니다. '저 사람이 내 말을 이상하게 들은 건 아닐까.' 저도 한동안 그 생각을 끊지 못했습니다. 좋은 반응을 얻으면 하루가 가볍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하루 전체가 무거워지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그게 단순한 예민함이 아니라 인정 중독(approval addiction)의 신호일 수 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인정욕구가 중독으로 바뀌는 순간"인정받고 싶어하는 게 나쁜 건가요?"라고 묻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게 그냥 욕심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인정 욕구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어떤 일을 잘했을 때 주변이 알아봐 줬으면 하는 마음,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문제는 그 욕구가 인정 ..
면접장 앞에서 심장이 두근거렸던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랬고, 지금 제 동생이 딱 그 상황입니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 불안감과 우울감이 심하게 찾아와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이번에 세 군데 면접에 합격해서 현재 최종 면접을 준비 중입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동생에게 가장 먼저 건넨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너를 평가 대상에 두지 마라."면접 긴장의 진짜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면접 전날 밤, 잠이 안 오는 이유가 뭘까요? 단순히 떨려서가 아닙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이건 인정 중독(approval addiction)과 깊이 연결된 문제입니다. 인정 중독이란 타인의 평가와 시선에 자신의 심리적 안정을 의존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머릿속에 불특정 다수가 나를 심사하고 있다..
열심히 하려는 사람이 오히려 더 많이 미룬다면 믿어지십니까? 처음에는 이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게 말이 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과거를 돌아보니 정확히 그랬습니다. 잘하고 싶어서,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서 시작을 못 했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으니까요. 꾸물거림과 완벽주의, 이 둘이 사실은 한 몸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미루는 습관과 완벽주의미루는 행동을 연구하는 심리학계에서는 꾸물거림의 원인을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낙관주의형, 자기비난형, 현실저항형, 자극추구형, 그리고 완벽주의형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심리적 부작용이 크다고 알려진 유형이 바로 사회부과 완벽주의(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입니다. 여기서 사회부과 완벽주의란, 자신이 원..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5년 동안 저를 괴롭힌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무렇지 않은 척 넘겼지만, 사실 그 말은 제 안에서 조용히 곪고 있었습니다. 왜 그 말이 그토록 오래 저를 따라다녔을까요. 그 답을 찾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분노하는 이유는 동의하기 때문입니다후배가 저에게 대놓고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가 더 예쁘고 성적도 좋으니 선배보다 우월하다고요. 그 자리에서 저는 "하나도 안 타격받는다"는 표정으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5년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뭐였을까요.나중에 상담 과정을 통해 깨달은 건, 제가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적 수용(cognitive acceptance)이라고 합니다. 인지적 수용이..